자유로운 수다시간에도 나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주로 두서없이 내뱉는 편이다. 한참을 그렇게 신나게 말하다보면 공감을 잃은 상대방의 얼굴이 보이고 나는 그제야 말하던 것을 급히 정리한다. 그리곤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이 사람들에게 할 말이 많은 것인지 하고싶은 말이 많아서 이 사람들은 만난 것인지.
그렇게 지금. 스물 여덟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내가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말이다. 과거에는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왜 말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짧으면서도 긴 스물 여덟 해의 인생이 담긴 이야기를 적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현재의 나는 말을 좋아하기 때문에 과거의 설명은 생략하자.
말을 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내가 가끔 내뱉는 이상한 말들은 정말이지 나의 말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 말을 내뱉곤 아차 싶은 상황이 잦은편이고 그 말을 했다는 것에 대해 후회하는 일도 종종 있다. 말을 아껴야 좋은 말 나쁜 말 가려서 할 것인데, 나는 그게 잘 안됐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했다. 내가 무슨 생각을 갖고 사는지, 주어진 상황들에 나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관심이 없다한들 상관없다. 나는 내 입을 막기 위해 손가락으로 글을 쓸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삶의 지표를 알려주고 싶은 것도 아니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은 것도 아니며, 우리가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지극히 단순한 이유로 시작한 이 'POSTIE'가 누군가에게 불쾌한 글이 될 수도 있고 생각외로 공감을 얻을 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거나 질책이나 참견 혹은 호응을 받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냥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실물로 조금 남기고 시간이 지나서 과거를 돌아볼 여유가 생길 때 내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왔는지 읽고 싶은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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